- 세계적인 학술지 ‘Science Advances’ 게재
- 실리콘 광 집적 회로 기술에 돌파구 마련
△왼쪽부터 노유신 교수(교신저자, 건국대), 김명기 교수(교신저자, 고려대), 박병준 제1저자, 고려대), 김민우 (제1저자, 건국대)
건국대학교 노유신 교수(물리학과)가 고려대학교 KU-KIST 융합대학원 연구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실리콘 기반 집적형 상온 연속파 나노레이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. 연구 결과는 2024년 9월 19일 세계적인 학술지이자 Science의 자매지이기도 한 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.
이번 성과는 차세대 실리콘 광 집적 회로(Photonic Integrated Circuits, PICs) 개발에서 중요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, 상온에서 연속파 동작이 가능한 실리콘 나노레이저를 초정밀하게 집적하여 구현한 것이다. 이 기술은 차세대 광통신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.
전자 및 광 집적 회로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은 자체적으로 빛을 방출하지 못하기 때문에, 실리콘 기반 광 집적 회로에서 광원을 개발하는 데 오랜 기간 기술적 어려움을 겪어왔다. 이를 해결하기 위해, 빛을 생성하는 III-V 반도체와 실리콘을 결합하는 방식이 시도되었고 일부 성공을 거두었으나, 열적 불안정성과 비효율적인 광 집속 문제로 인해 나노 크기에서 연속파 발진을 구현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. 특히, 나노미터 크기의 레이저는 작은 부피로 인해 과도한 흡수 및 산란 손실이 발생하기 쉬워 발진이 억제되거나 레이저 임계값이 급격히 상승하는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.
△ 실리콘 광 집적 회로에 나노미터 크기의 발광물질을 정밀히 이식하는 'on-demand minimal-gain printing' 기법의 모식도
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, 최소한의 III-V 반도체 물질을 실리콘 나노 공진기에 정밀하게 이식하는 신개념 'on-demand minimal-gain printing' 기법을 도입했다. 이 기법은 기존의 완성된 레이저를 실리콘 집적 회로에 이식하는 방식이 아닌, 레이저 발진에 필요한 발광 이득 물질만을 최소한으로 이식한 후, 레이저 증폭은 실리콘 회로 내부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.
△ 'On-demand minimal-gain printing' 기법을 통해 상온 연속파 실리콘 나노레이저를 제작하는 공정
이를 통해 고비용의 III-V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나노레이저에 비해 훨씬 높은 열적 안정성과 낮은 발진 임계값을 달성할 수 있었으며, 그 결과 상온에서 50µW 이하의 낮은 전력으로 동작하는 집적형 연속파 실리콘 나노레이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. 이 기술은 복잡한 제조 공정 없이도 실리콘 웨이퍼에 쉽게 통합될 수 있어, 실리콘 포토닉스 및 광 집적 회로 분야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.
△나노레이저 장치의 전자주사현미경 이미지와 나노레이저의 발광 특성(좌), 펌핑 파워에 따른 레이저 동작과 상온(RT) 연속파(CW) 펌핑 조건에서의 레이저 발진 스펙트럼 결과(우)
건국대학교 노유신 교수(물리학과)는 “이번 연구는 실리콘 광 집적 회로 기술의 완성에 있어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으며, 실리콘 광 집적 회로의 상업적 구현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”이라고 강조했다. 고려대학교 KU-KIST 융합대학원의 김명기 교수는“이번 기술은 차세대 광통신 및 고성능 광 집적 회로의 핵심 요소로, 레이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집적 소자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.”라고 덧붙였다.
한편,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.